
'워페어'는 전쟁 영화의 장르 문법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전장 한가운데의 공포와 무력감을 보여준다. 네이비 씰 부대를 향한 커다란 기습 이후에 이어지는 혼란을 꽤 지독하게 묘사했다. 그 때문에 밀리터리 액션 영화의 쾌감은 기대할 수 없으나, 그만큼 긴장감도 상당하다.
네이비 씰 부대들은 이 영화에서 전혀 멋있는 사람들로 보이지 않는다. 큰 기습 이후에 일부 병사들은 공황에 빠지고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한다.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사상자와 부상자들이 나오면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또 하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서로를 다그치거나 각성하라고 요구할 상황도 아니라는 것. 전장에서 발휘할 능력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공포가 번지는 상황에서도 약속된 다음 행동을 해내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병사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길게 보여주는 건, 이 영화를 쾌감으로 소비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네이비 씰의 작전이 멋있게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적군들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보다 부상자 한 명을 옮기는 일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은 생각보다 끔찍하지만 말이다.
'시빌워: 분열의 시대'나 '허트로커'처럼 전술과 총격전에서 오는 쾌감을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두 영화 다 불편한 면은 있었지만, 전쟁영화만의 쾌감은 분명히 있었다. '워페어'는 지원을 기다리면서 부상자를 돌보는 시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액션 영화라고 하기에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대신에 이 영화만의 감각은 충분히 살아 있다. 저격수들이 서로 교대하는 장면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숨죽이고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기나긴 침묵은 병사들이 에어로빅 방송을 보며 신나게 몸을 움직이는 첫 장면을 제외하고 꽤 길게 이어진다. 조준경 안으로 보이는 불길한 움직임 때문에 관객들은 많이 얌전해지고, 갑작스러운 기습으로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전쟁이 늘 그런 것처럼 모든 것을 예고하지 않아서 그만큼 긴장감도 높은 것이다.
병사들이 그 지긋지긋한 전장을 떠나는 마지막 결말은 꽤 인상적이다. 영화 내내 생지옥으로 보였던 곳을 사실 이라크 사람들에게는 흔한 동네처럼 묘사했으니 말이다. 미군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 총알이나 폭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곳이지만, 반대로 이라크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생활권이 점거당한 상황이다. 영화가 그들을 선한 피해자들로 미화한 것도 아니고, 단순한 악당으로 만드는 것도 피한 셈이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은 실화 속 주인공이 촬영장에서 스태프들과 악수하며 포옹하는 장면부터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의 현실 감각을 돌려놓는 장치로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그 지독한 생지옥을 체험하게 만든 뒤에 환하게 웃는 전직 네이비 씰 병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덕분에 영화 속에서 혼란스러워하던 병사들은 비극적 이미지로 남지 않았다. 그들은 결국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워페어'는 정말 무서운 영화다. 공포가 사람을 어떤 모습으로 바꾸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진이 빠지고, 무섭고, 슬프고, 마음 한쪽이 불편해지는 것이 정상이다. 밀리터리 액션으로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으나, 그 공포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성취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영화 '워페어'는 오는 19일 개봉 예정이며,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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