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감독의 신작 영화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이후 해외 언론의 잇따른 호평을 받으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 영화는 지난 6일(현지시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참석하였고, 메인 상영관인 살라 그란데를 가득 채운 관객들은 상영 후 약 7분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창동 감독을 포함해 배우들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수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상영 직후 공개된 평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현재 로튼토마토에서는 지수 100%를 기록하고 있으며, 메타크리틱에서는 96점을 기록했다. 로튼토마토에는 현재 15개의 평론이 반영돼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국 대중문화 매체 벌처는 "올해 베니스 최고의 영화가 될 수 있을까?"라는 타이틀로 눈길을 끌었다. 이창동 감독이 계급과 노동, 질투와 결혼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통해 경제적·감정적 격차를 섬세하게 파고든다고 평가했다. 인물들의 미세한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축적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영국 '더 가디언'은 "정교하게 조율된", "아름답게 연기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두 부부의 관계를 통해 계급적 차이와 감정적 조종, 착취와 우정의 모호한 경계를 탐구하면서도 인물을 단순한 선악의 구도로 몰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영화가 노동 문제를 직접적인 사회고발의 방식으로만 다루지 않고, 인물들의 내면과 관계를 통해 보다 복합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크린데일리' 역시 '가능한 사랑'을 '강력한 베니스 경쟁작'으로 평가했다. 돈, 혹은 돈의 부재가 두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며, 이창동 감독이 '버닝'에 이어 다시 한번 계급과 욕망을 불안하고 모호한 방식으로 탐구했다고 평했다. 특히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동자 부부의 삶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영화의 핵심으로 짚었다.
'인디와이어'는 노동 계급의 슬픔과 좌절을 다루면서도 절망이나 거짓된 낙관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고 봤다. 영화 속 영화라는 구조를 통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이 자신의 노동을 통해 무엇을 얻는지를 확장해 보여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배우들의 앙상블에 대한 평가도 눈에 띈다. 해외 평단은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서로 다른 계층과 욕망을 가진 네 인물을 설득력 있게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창동 감독과 '밀양' 이후 다시 만난 전도연의 연기는 작품의 핵심 강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영화 전문 매체들은 네 배우가 각자의 캐릭터를 독립적으로 구축하면서도 두 부부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욕망을 함께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외 평단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영화가 한국의 노동 현실에서 출발하면서도 이를 특정 시대나 국가의 문제에 가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고와 경제적 불안, 계급 격차,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사랑과 연대가 실제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로 확장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 속 다큐멘터리 제작이라는 설정은 작품의 핵심적인 질문을 더욱 날카롭게 만든다. 타인의 고통을 기록하는 사람은 그 고통을 이해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소비하는 것일까. 이창동 감독은 두 부부의 관계를 통해 이 질문을 단순한 윤리적 판단으로 결론 내리지 않고, 욕망과 연민, 질투와 우정이 뒤섞이는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배치한다. 이 같은 모호함이 오히려 해외 평단이 '가능한 사랑'을 높게 평가하는 핵심으로 보인다.
월드 프리미어 직후부터 평단과 현장 반응이 동시에 폭발했다는 점에서 '가능한 사랑'은 올해 베니스 경쟁작 가운데 단연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창동 감독이 24년 만의 베니스 경쟁 부문 복귀작으로 내놓은 '가능한 사랑'이 황금사자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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