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섬세한 영상미와 청춘의 감성을 담아낸 애니메이션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불꽃 공장 철거를 앞둔 마지막 여름, 4년 만에 다시 만난 세 친구가 환상의 불꽃 슈하리를 쏘아 올리기 위해 보내는 이틀간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일본 애니메이션 특별전: 광기의 걸작, 전율의 기대작 12+1'에 공식 초청돼 국내 관객과 처음으로 만난다.
이번에 공개된 론칭 예고편은 "미래 따위 전혀 보이지 않았어"라는 주인공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작품이 그려낼 청춘의 불안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암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작품 전체를 감싸는 독특한 색감이다. 제목에 등장하는 '파리스 그린'을 연상시키는 에메랄드빛과 파스텔톤의 연두색이 화면 곳곳에 배치되고,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섬세하게 표현된 빛이 어우러지며 작품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너의 이름은', '언어의 정원' 등에 참여한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의 연출 스타일과도 맞닿아 있다. 시노미야 요시토시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장편 연출에 도전했으며, 현실적인 공간에 빛과 색채를 더해 인물들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고향을 떠나 새로운 미래를 꿈꾸지만 여전히 방황하는 카오루, 전설 혹은 환상으로 여겨지는 불꽃 슈하리를 완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케이타로의 모습이 교차된다. 주변의 회의적인 목소리에도 두 사람은 "그렇지 않아, 우리가 슈하리를 쏘아 올릴 거야"라고 말하며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불꽃 공장의 철거를 앞둔 상황이라는 설정은 이들의 여정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 단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 어떤 선택과 변화를 만들어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영상 속 미장센 역시 작품의 주요 볼거리다. 수중으로 쏘아지는 빛과 공기 중에 흩어지는 물방울, 여름날의 청량한 풍경 속 기와지붕과 붉은 철제 난간이 만들어내는 색채 대비 등 일상적인 공간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인물의 움직임뿐 아니라 빛과 물, 하늘 등의 자연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청춘의 한순간을 포착하는 듯한 연출이 돋보인다.
후반부에는 '운명을 가를 이틀이 시작된다'는 문구와 함께 영상의 분위기가 빠르게 고조된다. 물속과 하늘을 가르는 듯한 시각효과가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그 불꽃은 우주를 잘라낸 거였어"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검은 화면 위에서 금빛 불꽃의 잔상이 섬세하게 퍼지는 장면은 슈하리가 작품 속 인물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닌 존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파리스 그린이 밝는 날에'는 스튜디오 마린을 중심으로 국내외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작품이다. 여기에 팝 아티스트 imase의 유라유라(유랑)가 주제가로 삽입돼 풋풋하면서도 아련한 작품의 정서를 더한다. 작품은 내달 14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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