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看)보기] 범죄 스릴러와 코믹 액션 사이…아직은 2% 부족한 '오십프로'

신하균·허성태·오정세의 앙상블, 익숙한 클리셰를 이겨낼까

사진=MBC '오십프로' 방송 캡처
사진=MBC '오십프로' 방송 캡처

[간(看)보기]는 작품을 관찰한다(看)는 의미와, 본격적인 평가에 앞서 맛을 본다는 '간보기'의 의미를 함께 담은 씨네진의 초반 관전평 코너입니다.

MBC 금토드라마 '오십프로'는 신하균, 허성태, 오정세, 김신록 배우들만으로도 시청자의 기대치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 특히 신하균과 오정세는 진지한 연기와 코미디 연기를 오갈 수 있는 배우들이고, 허성태 역시 범죄물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 바 있다. 4회까지 공개된 내용만 보면 드라마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배우들의 이미지로 보인다.

신하균은 한때 유능한 국정원 요원이었지만, 지금은 중식당 부사장 권오란(신동미)과 눈이 맞아 버리는 바람에 배달 일을 하며 애처가로 살아가고 있다. 허성태는 의리파 건달로 통하는 남자로, 신하균을 추적하던 중에 지쳐서 편의점 운영을 하더니 순경 박미경(한지은)에게 반해 버렸다. 오정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북한 특수공작원으로 여장으로 신분을 숨기는 짓을 하면서 웃음을 주기도 했다. 캐릭터들 자체가 배우들에게 잘 어울리다 보니,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좋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설정만 놓고 익숙한 재료가 많다는 것이다. 북한의 특수 요원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그녀가 10년 전 여객선에서 일본의 정보국 요원과 거래를 시도했다는 설정은 괜찮은 첩보물처럼 보인다. 거래 내용이 북한의 밀수 정보였으며, 그 안에 국정원에 몸담았던 정치인 한경욱(김상경)의 비리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 정보를 캐내기 위해 세 명의 주인공들이 달려들었다가 작금의 사태에 빠졌다는 것은 충분히 드라마틱한 전개로 볼 수 있다.

캐릭터들의 서사는 친근한 느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익숙하다. 비밀이 담긴 USB의 행방이나 복수와 배신을 하는 조직폭력배들, 의로운 검사의 추적 등 모두 한국 드라마들에서 여러 차례 나왔던 소재들이다. 여기에 개발 비리와 마약 조직, 야쿠자와 삼합회 등 집어넣을 것들은 다 넣었지만, 결정적 한 방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코미디도 의외로 약하다. 드라마는 분명 코믹 액션을 지향하고 있으나, 상당 부분이 캐릭터 설정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갱년기 진단을 받은 신하균, 편의점 사장이 된 허성태, 공장 직원이 된 오정세. 설정 자체는 재밌지만, 실제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은 생각보다 큰 웃음을 주지 못한다. 현재까지는 코미디와 범죄 스릴러 모두 애매한 위치에 서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될 것 같다. 신하균, 허성태, 오정세라는 세 명의 배우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세 사람이 재회하기 시작했으니, 이들의 관계가 앞으로의 서사에 핵심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10년 전 사건으로 인생이 꼬인 세 인물이 하나의 진실을 향해 움직인다는 구조 자체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 그런 면에서 신하균과 허성태가 오랜만에 만나는 장면이 첫 번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제야 각각 흩어져 있던 캐릭터들이 하나의 축으로 모이기 시작한 지점이니 말이다.

일단 4회까지는 배우들의 존재감만으로도 시청자를 붙들고 있는 드라마다. 익숙한 얼굴들이 만들어 내는 앙상블은 예상대로 안정적이고, 서사도 장르물의 익숙한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신하균과 허성태의 재회로 주요 인물들의 목표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였으니,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는 요소는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십프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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