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참교육'이 이날 17일 기준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의 톱 10 집계에 따라 8일부터 14일까지 시청수 2110만 건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분석하면 뛰어난 작품성보다는 대중의 응어리를 정확히 건드렸다는 점이다.
우리는 모두 한 번쯤 당한 만큼 돌려주길 원한다. 퇴근 이후에도 단톡방으로 갑질하는 상사에게 사사건건 문자 보내며 똑같이 되갚아 주기,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 맞은 만큼 그대로 때려주기, 약한 여성 괴롭히는 데이트폭력 가해자에게 똑같이 신체적인 가해를 주는 방식이다. 우리는 이미 SBS 드라마 '모범택시'와 '지옥에서 온 판사'를 통해 이런 대리 만족을 경험했다.
문제는 상상에만 그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 실제로 법은 이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고 감정을 통제하며 절차를 따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서면 골치만 아파져'나 '내 입장만 더 곤란해진다'라고 생각하고 상상만 하고 끝나 버린다. 그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 직장인들이 좌절 속에서 살아가다 답답함을 느껴 우울증까지 가게 된다.
현실의 법과 제도를 못 하는 일을 대신 수행하는 이런 대리 만족은 '참교육'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모범택시'와 '지옥에서 온 판사'는 범죄자를 상대했지만, '참교육'은 훨씬 우리와 가까운 곳을 건드렸다. 학교폭력과 촉법소년, 교권 침해와 학부모 갑질, 입시 경쟁, 마약 범죄까지 번진 청소년 문제 등 모두 우리가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본 것들이다. 특히 여전히 학부모의 간단한 신원조차 확인할 수 없이 끝난 교사의 자살 사건이 그러하다. 우리 국내 시청자들은 "이 에피소드는 기사에서 봤던 그 사건?"이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에피소드 5에서 등장한 막장 학부모 이지영과 김석현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덩달아 배우 박지연과 권동호까지 주목받으며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두 사람의 인스타그램 사진까지 공유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낀 것이다. "왜 아무도 저 교사를 보호하지 못했나?", "왜 저 학부모는 아직도 제재를 받지 않고 가벼운 신원조차 모를 수 있나?" 이런 식으로 현실은 답답하게 끝나 버렸다.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은 거침이 없다. 촉법소년뿐만 아니라 상대가 학부모라 하더라도 똑같이 응징해 준다. 사실 우리들 속내는 저런 못돼먹은 인간들에게 똑같이 응징해 줘야 하는 '사회적 합의'가 끝나야 한다고 믿는다. 촉법소년만 하더라도 학교 정책과 법적인 문제까지 따지면서 복잡한 논의가 있어야 하지만, '참교육'은 이런 복잡한 사정을 모두 제거해 버린다. 죄를 지었으니 다른 범죄자들처럼 감옥에 가서 얻어터지기도 하면서 진짜 무서운 것이 뭔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미 결론을 내렸다. '참교육'은 그런 면에서 우리가 원하는 '사회적 합의'로 귀결한다.




학부모들은 왜 이렇게 변했을까? 90년대만 해도 체벌 문제로 시끄러웠다. 당시에는 SNS도 없어서 언론들이 보도를 하지 않으면 이슈가 잘 안 되던 시기였는데도, 체벌 문제가 나올 정도였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학생인권조례, 체벌 금지, 아동학대 규정 강화 등이 이어지면서 개선되는 듯했다. 문제는 교사의 권한은 계속 줄어드는데 권위 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녀 수가 감소하면서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학교를 교육 기관이 아니라 서비스 기관처럼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학부모가 교사에게 연락하려면 학교를 통해서 했지만, 이제는 자정이 넘어도 문자를 보낼 수 있다. 교사의 사생활 경계까지 무너진 것이다.
'참교육'은 교권을 바로 세우자는 취지로 만들기도 했지만, 사실 지금 우리 사회가 느끼고 있는 불만을 모아놓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서사적으로 단순하고 캐릭터도 전형적이고 메시지도 투명하지만, 똑같이 응징해야 한다는 감정을 아주 시원하게 해소해 주었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적 합의'를 늦추면 늦출수록, 이런 응징 판타지는 시대가 던지는 물음에 따라 계속해서 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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