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강말금이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종영과 함께 캐릭터 고혜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신의 연기관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이날 공개된 일문일답에서 강말금은 "마지막 촬영 때는 섭섭한 마음이 컸고 이 좋은 작품, 이 좋은 팀과 더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라며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방영이 시작되고 시청자들과 함께 한 회 한 회 지켜보면서 우리의 모자무싸가 도착해야 할 세상에 드디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보통 배우들은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정도를 말하는데, 강말금은 드라마가 도착해야 할 세상에 드디어 왔다는 흥미로운 표현을 썼다. 즉, 이 드라마를 메시지를 전달하는 편지와 같은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의 제목 자체가 현대인의 열등감, 실패와 좌절, 자기혐오를 다루고 있어서, 그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 전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본 것으로 보인다.
강말금은 극 중 영화사 대표 고혜진 역을 맡아 냉철한 판단력과 단단한 리더십, 사람을 향한 애정을 동시에 지닌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특히 황동만(구교환)의 영화 제작을 끝까지 이끄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오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녀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8회 엔딩을 꼽으며 "양쪽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액팅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의논해서 결정했고 동만이의 앞길을 열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았다"라고 회상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대사로는 황동만의 "내 속에 악은 없어. 강은 있어!"를 언급하며 "대본을 덮으며 속으로 '환하다'라고 외쳤다"라고 전했다.
강말금이 말하는 8회 엔딩 장면은 꽤 상징적이다. 고혜진은 극 중에서 황동만의 재능을 알아주고 밀어주는 사람이었다. 황동만이 자기 가능성을 믿지 못하고 있을 때 대신 믿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 면에서 문을 여는 행동은 '이제 너 자신을 믿고 세상 밖으로 나가라'라는 일종의 선언처럼 보인다. 드라마 제목처럼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을 때, 고혜진은 그 싸움에서 누군가를 세상 밖으로 밀어주는 존재가 된 셈이다.
"내 속에 악은 없어. 강은 있어!"는 강말금뿐만 아니라 모든 애청자들이 좋아하는 대사일 것이다. 사실 이 대사는 작품 전체의 태도를 보여주는 문장이다. 보통 우리는 사람을 선악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다. 황동만은 완벽한 인간은 아니지만, 내면에는 예술가라는 강한 생명력이 흐르고 있다. 강말금이 "환하다"라고 표현한 건 아마도 그 대사 속에서 작품의 시선을 압축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캐릭터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PD는 사랑이다. 내가 사랑이다'라고 공책에 적고 잊지 않으려 했다"라며 "하고 싶은 게 있어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게 고혜진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걱정하기보다 지켜보고 결정하는 태도를 가진 단단한 인물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사 대표는 보통 계산적이고 냉정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강말금은 캐릭터의 본질을 '사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영화사 대표의 역할이 창작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를 믿어주는 사람으로 접근한 것이다. 드라마에서도 황동만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일종의 후원자 역할을 한 셈이다.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와 같은 말도 드라마의 핵심 주제와 이어진다.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불안하고, 상처가 있고, 스스로를 의심한다. 고혜진은 그런 완성된 사람보다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성공한 결과보다 끊임없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람. 어찌 보면 영화사 대표가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볼 수 있다.
강말금은 고혜진의 보이지 않는 전사(前史)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해석을 내놨다. 그는 "영화, 일, 삶, 사랑이 오래전부터 다 섞여버려 구분될 수 없는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라며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상상하며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작품 속 대사 전달력으로 호평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대사가 너무 좋아서 잘 외워서 잘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큰 발성은 연극을 하면서 몸에 익힌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말금은 "두려움 없이, 천 개의 문을 열고, 턱턱턱. 우리 모두 그렇게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무가치함은 결국 나는 안 될 것이라는 닫힌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문을 연다는 건 실패를 통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강말금의 마지막 인사는 진정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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