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골드코스트의 선장 터커(제이 코트니)는 좀 특이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연쇄 살인마다. 관광객들을 죽기 직전으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상어의 먹잇감으로 던져주는 것이다. 터커의 이러한 행동 양식에는 일종의 의식이 숨겨져 있다. 피해자를 고른 뒤에 상어에게 먹잇감을 주고, 영상 파일과 함께 피해자들의 머리카락까지 수집한다. 이 일련의 절차에는 연출과 기록이 담겨 있다.
터커는 어린 시절 상어에게 물린 경험을 일종의 계시처럼 받아들인 것 같다. 트라우마로 남은 것이 아니라 상어를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로 인식하고, 스스로를 사회가 규정하지 않은 포식자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최종적인 죽음을 상어에게 바치면서 집행자처럼 행동하고 있다.
영화는 터커의 이런 왜곡된 욕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명시적인 사건으로 설명하지 않고, 상어에게 물린 흔적과 과시적인 행동 속에 압축했다. 이런 방식 덕분에 터커의 심리를 정확히 알 수 없게 되고, 그의 범행이 기존 슬래셔 무비와는 차별화된 공포를 보여준다.
분명히 떠오르는 지점은 있다. 어린 시절에 상어에게 물린 이후로 바다라는 외딴 공간에서 홀로 지냈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됐을 가능성이 높다. 오랫동안 바다에 대한 지식을 쌓기 시작하면서 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 생겼을 것이다. 마침 상대적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바다는 포식자와 집행자라는 환상에 빠질 만한 장소였을 것이다.
어쩌면 상어에게 물린 이후로 내면에 있는 열등감과 폭력성을 자신만의 숭고한 질서로 꾸민 것일 수도 있다. 상어의 힘을 빌려서 그 모습을 촬영하는 행위가 비겁한 관음증이라는 것도 모른 채 말이다. 영화는 당연히 자신만의 세계관에 빠진 터커를 정서적으로 면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여주인공 제피르(해리 해리슨)와의 대립은 꽤 흥미롭다. 그녀는 터커의 쇼맨십을 무너뜨리는 유일한 여성이 되었다. '유아 넥스트'의 에린(샤니 빈슨)과 비교할 만한 '파이널 걸'이다. 에린처럼 구체적으로 과거사를 설명하지 않는데, 그녀가 서퍼를 유독 좋아한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나름 과도기를 거치고 조숙해진 여성 정도로 보인다.
분명히 할 점은 이 영화가 서바이벌 스릴러 장르의 원리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터커와 제퍼의 과거를 지나치게 아껴두는 것 같지만, 결국 두 사람이 서로 물고 늘어지는 스릴러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탈출과 납치가 반복되는 과정도 기계적이지 않아서 긴장감도 나쁘지 않다. 번들거리고 떠들썩한 악당과 독하고 완강한 여주인공의 대립이 아주 그럴듯해서 타임 킬러 이상의 작품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한편 영화 '데인저러스 애니멀스'는 지난 12일 개봉하였으며, 제78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및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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