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루크 주연 '프란체스코', 37년 만에 재개봉…카바니 감독의 명작 다시 극장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젊은 미키 루크·헬레나 본햄 카터의 파격 변신 재조명

사진=일미디어 제공
사진=일미디어 제공

릴리아나 카바니 감독의 영화 '프란체스코'가 37년 만에 재개봉한다.

'프란체스코'는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1989년 제작 당시 제4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카바니 감독은 1966년 TV 영화 '프란체스코 다 아시시'에 이어 다시 한번 성 프란체스코를 영화의 중심에 세웠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성인의 신화적인 면모뿐 아니라 부와 권력을 버리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기로 결심한 한 인간의 내면과 고뇌를 따라간다.

이번 재개봉과 함께 공개된 새로운 예고편은 미키 루크와 헬레나 본햄 카터의 연기 변신을 전면에 내세운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1986년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전망 좋은 방'을 통해 이름을 알린 뒤, '프란체스코'에서 훗날 성녀 클라라가 되는 키아라를 연기했다. 시대적 억압과 자유로운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청춘을 보여줬던 배우가 세속적인 삶을 뒤로하고 프란체스코의 정신적 여정에 동참하는 인물로 변신한 것이다.

미키 루크의 캐스팅 역시 개봉 당시부터 작품의 가장 큰 화제였다. 당시 '나인 하프 위크' 등을 통해 강렬한 스타 이미지를 구축했던 그가 화려한 외모와 육체성을 앞세운 캐릭터와 정반대에 가까운 성 프란체스코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미키 루크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살아가던 프란체스코가 전쟁과 포로 생활을 거쳐 재산을 포기하고 가난한 이들과 나병 환자들을 돌보는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을 연기한다.

'프란체스코'는 성인을 이상화하는 대신 인간 프란체스코의 내적 갈등과 사회적 문제의식을 함께 바라본다는 점에서 독특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 Cultura 역시 카바니 감독이 1989년작에서 젊은 프란체스코의 '깊은 내적 불안'과 내면세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한다.

카바니 감독은 역사와 종교, 인간의 심연을 꾸준히 탐구해온 이탈리아 영화계의 거장이다. 1974년 '비엔나 호텔의 야간배달부'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그는 2023년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평생의 영화적 성취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프란체스코'는 그가 평생 관심을 기울여온 성 프란체스코를 다시 한번 영화적으로 탐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재개봉판에서는 13세기 아시시의 실제 인물들을 다룬 작품의 성격을 살려, 국내 가톨릭 교회에서 사용하는 '프란치스코'와 '클라라' 대신 영화 속에서는 '프란체스코'와 '키아라'라는 본명 표기를 사용한다. 37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다시 극장에 걸리는 '프란체스코'가 젊은 시절의 미키 루크와 헬레나 본햄 카터의 열연, 카바니 감독 특유의 인간적이고 현대적인 해석, 반젤리스의 음악과 다닐로 도나티의 중세 미장센을 통해 어떤 작품으로 다가올지 관심이 모인다.

영화 '프란체스코'는 내달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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