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나래미디어가 수입한 해외 영화 5편이 내달 6일 개막하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 '미노타우로스', '라 그라디바', '내가 사랑한 빌 에반스', '우리는 외계인' 총 5편으로, 칸영화제와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거나 주목받은 작품들이다.
이번 라인업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작품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다. 제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으로, 비르지니 에피라와 오카모토 다오가 공동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노인 돌봄 시설을 운영하는 프랑스 여성 마리루와 암 투병 중인 일본인 연극 연출가 마리가 우연히 만나 삶과 죽음, 돌봄과 인간의 존엄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따라간다.
해외 평단의 반응도 상당히 뜨거웠다. 로튼토마토에서 95%의 신선도 지수를 기록했으며, 메타크리틱은 15개 평론을 바탕으로 87점을 기록하고 있다. '스크린 데일리'는 하마구치의 섬세한 연출과 두 배우의 관계에 주목했고, 일본의 The Japan Times 역시 두 배우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다만 3시간 1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느린 호흡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미노타우로스'는 '리바이어던'과 '러브리스'의 안드레이 즈뱌긴체프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제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22년 러시아의 한 지방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사업가 글렙이 회사의 위기와 아내의 불륜, 전쟁이라는 거대한 현실에 동시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칸 현지에서도 작품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높았다. 가디언은 즈뱌긴체프의 차갑고 정교한 화면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높이 평가했고, 버라이어티 역시 분노와 절망, 블랙 유머가 뒤섞인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라 그라디바'는 촬영감독으로 활동해온 마린 아틀랑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폼페이로 수학여행을 떠난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고대 유적과 베수비오 화산의 흔적을 마주하면서 사랑과 욕망, 우정,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는 성장영화다. 제79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수상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유려한 스타일과 신인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를 통해 새로운 재능의 등장을 알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더랩 역시 아틀랑의 데뷔작을 뛰어난 성장영화로 평가하며, 청춘과 역사, 현재와 미래를 함께 바라보는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내가 사랑한 빌 에반스'는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를 주인공으로 한 그랜트 지 감독의 전기 영화다. 1961년 빌 에반스 트리오의 베이시스트 스콧 라파로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뒤, 충격에 빠진 에반스가 연주를 멈추면서 겪는 슬픔과 창작의 침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고,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조이 디비전', '라디오헤드' 등 다큐멘터리로 이름을 알린 그랜트 지가 처음으로 극영화 연출에 도전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해외에서는 배우 앤더스 다니엘센 리의 연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가디언은 영화가 빌 에반스의 창작적·개인적 고통을 깊이 있게 포착한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외계인'은 가도와키 고헤이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으로, 제7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과 제50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 부문 등에 초청됐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두 소년이 성장 과정에서 멀어지는 과정을 통해 우정과 배신, 따돌림, 죄책감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긴 흔적을 남기는지를 그린다. 로토스코핑 기반의 사실주의적 작화와 서정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린나래미디어의 이번 라인업은 칸 여우주연상 수상작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 칸 그랑프리 수상작 '미노타우로스', 칸 비평가주간 대상 수상작 '라 그라디바', 베를린 은곰상 감독상 수상작 '내가 사랑한 빌 에반스' 등 주요 영화제 수상작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칸과 안시에서 주목받은 신작 애니메이션 '우리는 외계인'까지 더해져 국내 팬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나래미디어 수입작 5편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처음 소개된 뒤 순차적으로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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