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에 맞선 재일 코리안 3세의 통쾌한 반격… 다큐멘터리 '호루몽' 개봉 확정

DHC 가짜뉴스 상대로 승소 이끌어낸 신숙옥의 기록… 우익 가짜뉴스 무릎 꿇린 '가장 우아한 승리'

사진=(주)엣나인필름/익스포스필름 제공
사진=(주)엣나인필름/익스포스필름 제공

재일 코리안 3세 신숙옥의 통쾌한 반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호루몽'이 개봉을 확정하고 1차 승리 포스터를 공개했다.

'호루몽'은 일본 사회에 만연한 조선인 차별과 혐오 발언에 맞서 싸워온 신숙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 2017년 일본 우익 방송의 가짜 뉴스로 공격받은 신숙옥이 방송 제작사를 상대로 법정 투쟁을 이어가며 명예훼손 소송에서 550만 엔의 배상 판결과 방송 폐지라는 결과를 이끌어낸 과정을 따라간다.

신숙옥은 일본의 방송사 DHC 텔레비전이 내보낸 가짜 뉴스로 공격의 대상이 된 이후에도 물러서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영화는 단순히 차별과 혐오를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끝까지 내며 상대의 사죄와 책임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역동적으로 담아낸다.

개봉에 앞서 국내외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점도 눈길을 끈다. '호루몽'은 제22회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 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에서 대상인 다큐멘터리고양상과 시청자·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장편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돼 관객상을 받았다. 이와 함께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12회 춘천영화제,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제17회 광주여성영화제 등에 초청됐으며, 뉴욕과 브라질, 헝가리 등 해외 영화제에서도 상영되며 주목받았다.

영화의 중심에는 신숙옥의 가족사가 자리한다. 제지공장으로 팔려 온 할머니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았던 어머니, 버려진 내장인 '호루몽'을 먹으며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숙옥의 삶으로 이어진다. 작품은 차별과 배제의 역사를 간직한 3대의 가족사가 신숙옥의 법정 투쟁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결국 승리로 이어지는 과정을 조명한다.

연출은 '울보 권투부'(2014), '카운터스'(2017), '모어'(2021) 등을 통해 소수자들의 삶을 다뤄온 이일하 감독이 맡았다. 감독은 특유의 경쾌한 리듬과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신숙옥의 투쟁을 무겁게만 그리지 않고, 그녀의 목소리가 현실을 움직여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정민아 프로그래머는 "카운터스와 모어를 만든 이일하 감독답게 경쾌함과 통쾌함이 넘친다"라며 "하지만 이 경쾌함, 통쾌함의 진정한 원천은 신숙옥"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독립영화제 배주연 영화연구자는 "호루몽은 자이니치 3세 활동가 신숙옥을 다룬 영화이자 신숙옥의 영화이기도 하다"라며 "이 영화의 발화 양식은 신숙옥이라는 인물이 지닌 단단함과 단호함을 배가시켜 준다"라고 전했다.

춘천영화제 함유선 프로그래머는 "인고의 세월을 압축해낸 이 다큐멘터리는 호루몽이라는 제목을 붙였다"라며 "버려진 내장고기를 뜻하는 단어가 살아남은 자들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라고 평했다. 광주여성영화제 측은 "신숙옥의 외롭지만 단단한 싸움은 개인의 용기를 넘어 차별과 폭력에 맞서 선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상징한다"라며 "버려진 것이라 불렸던 존재들이 이제는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으로 다시 세우는 그 순간"이라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1차 승리 포스터는 신숙옥이 실제로 거둔 승리를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결국, 고개를 숙인 건 누구였을까. 가장 우아하고 통쾌한 승리의 기록'이라는 카피를 통해 가짜 뉴스에 굴복하지 않고 법정에서 끝까지 맞선 신숙옥의 이야기를 강조했다.

550만 엔 배상 판결과 방송 폐지라는 결과에 이르기까지 이어진 신숙옥의 싸움을 통해 차별과 혐오, 그리고 이에 맞선 개인의 목소리를 조명하는 영화 '호루몽'은 내달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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