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 '소년의 시간' 왜 이 롱테이크 기법은 다르게 느껴질까

롱테이크로 드러난 감정의 끝없는 지속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Adolescence)'이 보여준 롱테이크 기법은 기존 작품들과 차이가 있었다. 알폰소 쿠아론의 '칠드런 오브 맨(2006)'이나 '그래비티(2013)'와 같이 몰입을 강화하는 수단은 맞지만,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샘 멘데스의 '1917(2020)'만 보더라도 목표가 분명하다. 감독은 전쟁을 끝내야 하는 긴박감을 보여주기 위해 전장을 직접 체험하게 만드는 판단을 하였고, 그 결과 롱테이크 기법은 스크린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게 하는 훌륭한 장치가 되었다.

'소년의 시간'은 그 어느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13세 소년이 저지른 살인 사건은 여느 스릴러 영화들처럼 뻔한 반전과 클리셰를 도통 보여줄 생각이 없이 학교 구성원들과 가족의 붕괴를 불러온다.

여전히 소년의 감정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주변 인물들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롱테이크 기법으로 보여주면서 얻을 수 있는 건 소년범과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감정 변화와 호흡, 캐릭터의 세세한 흔들림까지 전부 노출되면서 관객 또한 그들처럼 압박을 받는다. 기존 롱테이크 기법을 보여준 영화들과 달리 끝나지 않는 감정선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런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 도저히 감정을 정리할 수가 없다. 아들의 살인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롱테이크 기법 외에 다른 것이 또 있을까.

'소년의 시간'은 이처럼 시간을 끊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며 스크린 속 그들처럼 함께 버텨내길 유도한다. 감정을 끊어내지 않겠다는 이 단호한 태도 덕분에 이 드라마를 끝까지 몰입하며 버티게 만들었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은 아버지 역을 맡은 스티븐 그레이엄이 연출로도 참여했으며, 영화 '보일링 포인트'를 함께한 필립 바라티나와의 협업, '더 스위머스'와 '조이의 탄생'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잭 손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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