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하우스메이드'는 통속극의 문법을 정면으로 끌어와 인물들 사이의 팽팽한 대립과 뒤엉킨 욕망을 강렬하게 펼쳐 보이는 작품이다. 서사가 어느 정도 예견 가능한 궤도를 따라가기는 하지만, 그 진행 과정에서 축적되는 자극적 긴장감은 기대 이상으로 견고하다.
고용주와 가사도우미라는 계급적 대칭, 비밀을 품은 두 여성의 심리전, '집'이라는 폐쇄적 무대가 맞물리며 높은 흡입력을 보여준다. 사소한 개입이 이해득실의 싸움으로 변할 때,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 서 있는 인간의 뒤틀린 본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가정부 '밀리(시드니 스위니)'가 고용주 '니나(아만다 사이프)'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 지점부터 영화는 관객에게 확신과 의심을 동시에 남긴다. 다만 의도적으로 허점을 드러내는 편이라서 관객이 속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럼에도 두 인물의 신경전은 충분히 볼 만하다. 이야기의 밑그림이 일찍 보이더라도, 영화 속 장치들이 어떤 순서로 맞물리고 관계의 우위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분명히 존재한다.
파격적인 치정 스릴러의 고전인 김기영 감독의 '하녀'가 보여주었던 계급적 긴장감도 떠오른다. 이전의 비슷한 장르물들이 인물의 내면적 고뇌에 집중했다면, 이 작품은 인위적인 우연과 과장된 갈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중이 원하는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하우스메이드'는 서사의 독창성보다 장르 관습을 얼마나 능숙하게 변주해 시각적 쾌감과 정서적 해소로 연결하는가를 증명하는 매끈한 오락 영화에 가깝다. 초반의 의구심이 확신으로 치환되는 국면에서도 흥미를 놓치지 않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과 깔끔한 정의 구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영화 '하우스메이드'는 오는 28일 개봉이며 엔딩 크레디트 이후에 나오는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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