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프로텍터, 액션과 드라마 사이에서 길을 잃다

좋은 설정과 잠재력에도 균형을 잃어버린 서사

사진=아센디오 제공
사진=아센디오 제공

'프로텍터(Protector)'는 갑작스러운 장르 변환으로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다. '테이큰(Taken)'이나 '아이 엠 마더(Peppermint)'와 같이 목표가 명확한 액션물이 아니다.

특수 부대 출신의 엄마가 72시간 이내에 납치된 딸을 구한다는 설정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구조다. '아이 엠 마더'의 제니퍼 가너가 선사한 통쾌한 정의를 떠올려 보면, 자연스럽게 밀라 요보비치의 액션 연기에 기대감을 높일 수밖에 없다.

중반부까지는 밀라 요보비치가 특수 부대 출신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분위기다. 악당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경찰과 그녀의 소속 부대까지 발칵 뒤집히는 과정 모두 복수 액션 서사의 익숙한 흐름이다.

문제는 이 영화가 제시한 장르 약속을 별로 좋지 않은 방법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관객이 이미 구출 액션 영화로 몰입한 상태에서 장르를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데, 단서 설계와 감정선이 약해서 영화가 의도한 반전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장르를 완전히 전환할 각오였다면 단서들을 미리 깔아 놓아 의문을 갖게 만들고 마지막에 퍼즐이 맞춰져야 한다. 방법만 좋았다면 이 영화는 미스터리 설계까지 제대로 되면서 꽤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됐을 것이다.

액션 스릴러를 볼 때 관객은 무의식적으로 기대하는 것들이 있다. 주인공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서 마지막에 구출하거나 복수의 카타르시스트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가 마음에 안 드는 점은 중반까지 이 공식을 충실히 따르다가 그러한 목표는 사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고백해 버린다. 냉철하게 따지면 관객과 맺은 계약을 갑자기 깨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반전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그 반전이 영화가 쌓아온 감정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달렸다. '식스센스'나 '셔터 아일랜드' 모두 황당한 반전이지만,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던 앞 장면들이 새롭게 보이면서 퍼즐이 완성된다. '프로텍터'는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가는데 맥이 빠져 버린다. 이런 영화들은 대부분 액션의 추진력으로 굴러가는데, 그 결말이 그 추진력 자체를 갑자기 무력화한다.

어쩌면 영화가 그 허무한 결말을 의도했을 수도 있다. 영화의 80%가 그 방향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그런 면에서 액션 영화처럼 '포장'했다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 영화의 마케팅이 그러하니까.

기획 의도는 좋고 잠재력도 있지만, 영화가 보여주고 싶었던 카타르시스가 완전히 묻혀 버렸다. 액션물과 어울리는 더 좋은 서사와 방향이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좀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영화다.

한편 영화 '프로텍터'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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