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너와 나의 5분' 퀴어시네마 경계를 넘어 보편적 감정으로

왕따·재개발·서브컬처·질풍노도의 한가운데 선 소년…이해받지 못한 한 세대의 초상을 그리다

사진=고집스튜디오/트리플픽쳐스 제공
사진=고집스튜디오/트리플픽쳐스 제공

'너와 나의 5분'은 퀴어 영화의 정체성을 전면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성소수자를 특별히 다루기보다 한 세대의 내면적 불안을 극대화하여 공감도를 높였다.

경환(심현서)은 학교에서 왕따이고, 이혼한 어머니는 상가 재개발 문제로 길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성소수자 이전에 질풍노도의 시기를 극심히 겪고 있는 상태로 볼 수 있다. 경환의 불안한 심리는 일본 만화와 음악 등 서브컬처에 대한 의존으로 표출된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가 성소수자라기 보다 이해받지 못한 한 세대의 초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이해를 돕고 설득하기보다 고독과 고립감, 짝사랑과 자기검열과 같은 보편적 감정을 보여준다. 이렇게 되면 관객은 어느 순간 성적 지향과 상관없이 인물의 감정 속으로 천천히 들어갈 수 있다. 동성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점점 올라오는 감정이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던 일들이다. 주인공처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던 진심이 너무 늦게 전달되면서 안타까워지는 마음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조금만 빨리 진심을 전했다면 그때 관계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보편적인 감성이 가슴속에 남아 있다. 영화는 이러한 감성을 건드리면서 좀 더 보편적인 작품이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경환이 주로 듣는 음악이 일본의 3인조 그룹 '글로브(globe)'의 대표곡들이라는 점이다. 이 영화는 '2022 제천 음악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JPP) 피칭작이기도 한데, 케이코의 호소력 짙은 글로브의 대표곡 'FACES PLACES'가 경환의 심리를 아주 극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globe의 음악은 1990년대 후반 당시에 일본 청춘문화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FACES PLACES'은 정착하지 못하는 고독한 청춘의 감정을 담고 있어서 경환과 같은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노래가 비교적 길게 사용되고 있는데, 경환의 내면을 설명하는 독백으로 기능하고 있다. 경환이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음악이 대신 설명해주는 셈이다.

경환이 반장 재민(현우석)에게 감정을 느끼는 지점도 그리 낯설지가 않다. 재민은 퀴어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구원자 역할은 아니다. 경환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면서도 배척하지도 못한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데 그렇다고 방관자에 머물지 않는 이런 심리는 청소년 시절 친구 관계에서 흔히 나타난다. 덕분에 마지막 결말에서 재민의 남겨진 흔적이 더 아프게 다가온다.

경환이 성소수자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아도 그가 느끼는 정체성 혼란과 고립감이 충분히 묘사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으로 이어진다. '우리들(2016)'이나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20)'와 같이 정체성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결국 이해받고 싶은 마음으로 귀결되는 영화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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