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CG 시대에 역행한 영화…'분노의 추격'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

날것의 육체 액션…다시 스크린의 중심으로

사진=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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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과 성룡이 완성했던 무술 액션의 경지는 오랜 시간 영화계의 거대한 산맥과도 같았다. 이후 가렛 에반스 감독의 '레이드' 시리즈가 등장하며 맨몸 액션의 새로운 장인이 탄생했다는 찬사를 받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혁명적인 변화의 목전에 서 있다. CG의 범람 속에서 잊혀 가던 맨몸 액션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무술 영화의 진화를 이끄는 영화, '분노의 추격(The Furious)'이 있다.

지난해 개최된 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다니가키 겐지 감독의 '분노의 추격'은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잔혹해질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사투와 복수를 그린다. 복수라는 고전적이고 익숙한 서사 구조를 채택하고 있지만, 이 영화를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은 철저히 계산된 무술 안무다.

상대의 겨드랑이와 다리 사이를 곡예하듯 빠져나가며 쉴 새 없이 허점을 노리는 격투 방식은 엄청난 속도감과 스릴을 자아낸다. 스턴트 출신인 타니가키 켄지 감독은 신체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아내며, 레이드 이후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사진=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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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최된 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노무라 켄스케 감독의 '고스트 킬러'라는 영화가 공개된 바 있다. 억울하게 죽은 킬러의 영혼이 탄피에 빙의되어 여대생과 함께 복수를 감행한다는 이야기였다. 여주인공이 빙의당하는 수동적인 매개체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복수의 동력이 되어 서사와 액션을 주도한다는 점이 돋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고스트 킬러의 격투 액션이었다. 기존 영화와 다르게 몸과 몸이 부대끼며 손과 다리를 쉬지 않고 휘두르는 모습이 꽤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돌이켜보면 이 리얼리즘적인 액션 실험들 덕분에 '분노의 추격'이라는 진화된 작품이 탄생했을 지도 모른다.

홍콩 영화의 정수인 쿵후와 현대적인 타격 액션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쾌감을 선사하고 있는 주역들이 모두 일본인 감독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들은 기존 문법을 과감히 타파하고 신체 움직임을 재설계하고 있다. 물론 몸이 다부진 중국 배우 사묘와 인도네시아의 액션배우 조 타슬림라는 훌륭한 캐릭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진=KMDB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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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인 타격 스타일, 눈으로 좇기 벅찰 정도의 속도감, 날것의 리얼리티까지. '고스트 킬러'에서 '분노의 추격'까지 이어지는 이 흐름은 한동안 정체되어 있던 맨몸 액션 장르에 강력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첨단 기술이 영화의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에, 인간의 몸이 부딪히는 감각은 여전히 원초적인 힘을 가진다. 맨몸 액션이 다시 한 번 영화의 중심으로 복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이며, 그 변화의 시작점에 '분노의 추격'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 '분노의 추격'은 지난 25일 미국의 영화사 '라이언스게이트' 유튜브를 통해 깜짝 예고 영상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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