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진 프리뷰]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의 베니스 경쟁 진출… '가능한 사랑' 황금사자상 품을까

해외 평단 매료시킨 이창동 감독 신작…9월 극장 개봉 후 11월 넷플릭스 공개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세계 유수 영화제의 잇단 러브콜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제64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에도 초청됐으며, 산세바스티안·취리히·밴쿠버국제영화제까지 공식 초청 소식을 전하며 세계 영화계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2018년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 신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은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이다. '오아시스'로 베니스에서 은사자상 감독상과 국제비평가연맹상 등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다시 한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두고 경쟁에 나선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영화는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만남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예지가 해고 노동자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담으려 하면서 두 부부가 만나게 되고,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감춰져 있던 감정과 욕망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이러한 관계의 균열을 인물들의 표정과 시선을 통해 묘하게 암시한다. 어두운 숲을 거니는 미옥의 모습과 함께 "이상한 느낌이었어요.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어요"라는 내레이션이 흐르며 시작되는 영상은 작품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드러낸다.

이어 해고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을 취재하고 인터뷰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모습과 호석의 모습이 교차된다. "난 다큐를 만드는 사람이잖아. 저 사람들을 사랑하려고 하는 거야"라는 예지의 대사는 그들의 삶과 감정에 직접 다가가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후에 호석의 아내 미옥과 예지의 남편 상우 사이에서 벌어질 미묘한 충돌을 예고한다.

예고편을 살펴보면 네 인물의 관계가 점점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께 식사를 나누는 평범한 순간부터 어두운 밤거리와 바닷가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까지, 인물들의 시선과 표정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감돈다. 전도연이 부르는 '사랑밖엔 난 몰라' 노래도 의미심장하다. 영화의 제목인 '가능한 사랑'이 과연 어떤 관계와 감정을 의미하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는 더욱 심각해진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은 미옥과 이를 내려다보는 상우가 마치 구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손을 내민다. 마지막에는 어두운 숲속에서 미옥이 "지금 이 순간은 안 잊힐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영화에서 벌어질 사건과 인물들의 선택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해고'라는 삶의 중대한 변화를 겪은 호석과 미옥의 현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온 예지와 상우의 세계가 다큐멘터리라는 매개를 통해 충돌하면서 계층과 노동, 관계, 욕망,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질문까지 확장된다. 뉴욕영화제는 이 작품을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서로 다른 사회적 배경을 가진 두 부부의 삶이 충돌하는 이야기로 소개하며, 다큐멘터리 제작의 윤리와 인물들 사이의 성적 긴장까지 작품의 주요 요소로 언급하고 있다.

이창동 감독은 지난 25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제작발표회에서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그 사랑을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관계와 사랑을 바라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떤 사랑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지켜낼 수 있는지를 질문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과 조여정이라는 네 배우의 조합 역시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은 '밀양' 이후 19년 만에 다시 만났으며, 설경구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이창동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조인성과 조여정이 처음으로 이창동 감독의 작품에 합류하면서 서로 다른 결의 연기력을 가진 네 배우가 어떤 관계의 긴장과 감정선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세계 영화제를 통해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가능한 사랑'은 내달 23일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며, 이후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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