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슈퍼걸'은 왜 심심할까…원작의 강점을 놓친 각색, 쿠키 영상은?

원작 각색의 문제점…카라와 루시의 관계는 왜 살아나지 못했나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슈퍼걸'의 원작 그래픽 노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Supergirl: Woman of Tomorrow)'는 고향 크립톤과 부모를 잃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카라와 가족이 살해당한 소녀 루시의 로드 무비이자 복수 서사에 가깝다. 기존 히어로물과 달리 우주판 서부극에 성장물을 담아 인기를 끈 작품이다. 이 작품에 영향을 준 소설이 바로 찰스 포터스의 '트루 그릿(True Grit)'으로, 코엔 형제가 지난 2010년 각색하여 '더 브레이브'라는 제목으로 국내 상영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슈퍼걸'은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선명하지 않은 이유로 심심한 편이다. 특히 살해당한 부모의 복수를 결심한 루시(이브 리들리) 캐릭터의 동력이 약해서 카라 조엘(밀리 올콕)의 캐릭터까지 덩달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다. 원작에 없던 로보(제이슨 모모아)는 기획 의도처럼 성장하지도 않고, 감정선도 없는 그냥 액션 지원군 역할만 하고 있다.

루시는 트루 그릿의 주인공 매티 로스의 포지션이다. 그녀 역시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나이 든 보안관을 고용하고, 젊은 텍사스 레인저까지 합류하게 한다. 코엔 형제의 작품을 보면, 나이는 비록 14세에 불과하지만 돈과 관련된 흥정을 잘하고, 어른들과의 말싸움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 보안관과 텍사스 레인저는 이 당돌한 아이에게 점점 정이 생기게 되면서 세 명 사이에서 묘한 관계가 형성된다.

슈퍼걸에서는 크립토가 크램에게 독화살을 맞으면서 해독제를 찾으러 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이때부터 이야기를 움직이는 동력이 루시의 복수가 아니라 크립토를 구해야 하는 카라 조엘로 기울어진다. 더 큰 문제는 루시가 투정을 부리는 민폐 캐릭터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트루 그릿의 매티 로스처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불만만 보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관객은 당연히 루시를 응원할 수가 없게 된다.

루시가 고구마 캐릭터라면 로보는 구조적으로 붕 떠 있다. 원작에서는 카라, 루시, 살인범 크램 세 축으로 굴러가고 있다. 로보는 아마도 DC 세계관의 확장 차원으로 넣은 것 같은데 핵심 역할도 아니고 아주 짧은 분량만 나와서 출연 이유에 대해 의문만 남는다. 게다가 생긴 것처럼 시원한 액션도 보여주지 못해서 특유의 선 굵은 목소리만 기억에 남아 있다.

'트루 그릿'을 다시 보면 매티 로스와 이 당돌한 아이의 복수를 도와주는 루스터 커그번, 라뷔프의 관계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싸우고 협상하는 관계가 계속되면서 관객들도 어느새 이들에게 정이 들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게 된다. 덕분에 매티 로스의 노년 시절이 나오는 결말이 더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슈퍼걸'은 캐릭터 관계가 약한 문제로 액션까지 심심해 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로건'만 보더라도 액션도 좋지만, 울버린과 X-23 사이의 관계에 몰입할 수 있어서 긴장감도 생긴 것이다. '슈퍼걸'은 감정이 좀처럼 쌓이지 않아서 액션까지 밋밋해 보이고, 극적이어야 할 상황에서 극적이지도 않는 참사를 낳았다. '트루 그릿'의 정서를 이해하고 나면 슈퍼걸에서 왜 루시와 카라의 관계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못했는지 더 명확하게 보인다.

한편 '슈퍼걸'은 24일 개봉하며 쿠키 영상은 없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