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가 개봉 2주 차 주말 국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북미에서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고, 1편의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을 뛰어었다. 이 영화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관객들이 다시 한번 런웨이라는 전쟁터로 기꺼이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향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가 시대를 초월해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진짜 흥행 비결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프로들의 에너지에 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결국 미션을 완수해 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1편에서 출간조차 되지 않은 해리포터 원고를 구해 제본까지 마쳤던 앤드리아의 전설적인 에피소드는 여전히 많은 팬들에게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이어지는 2편에서도 불가능에 가까운 셀럽 섭외를 기어코 성사시키고 만다.
무엇보다 이 스토리텔링이 빛을 발하는 것은 미란다 프리슬리라는 캐릭터가 굳건히 버티고 있는 덕분이다. 워라밸이나 조용한 퇴사가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리 잡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일에 완벽을 기하며 타협을 모르는 미란다의 프로 마인드는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관객들은 그녀의 지독한 까다로움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그 이면에 숨겨진 업계에 대한 숭고할 정도의 헌신과 압도적인 장악력에 속절없이 매료된다.
미란다가 보여주는 진정한 프로페셔널리즘은 단순히 뛰어난 업무 능력을 넘어, 상대를 대하는 인성과 마인드에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1편의 결말부에서 자신과 척을 지고 회사를 떠난 앤드리아가 다른 회사에 지원했을 때, 미란다를 위한 결정적인 추천서를 남긴다. 먼발치에서 인사를 건네는 앤드리아를 향해 겉으로는 차가운 표정을 보이지만, 홀로 있을 때 몰래 지어 보이던 그 다정한 미소는 진짜 실력자를 알아보고 인정할 줄 아는 최정상 프로만의 우아한 품격이었다.
물론 이러한 지독한 원칙주의자들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적과 시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온갖 수모를 당하며 밑에서 일하던 에밀리의 극단적인 행동은 지금 생각하도 아찔하다. 완벽을 추구하는 대가로 고독한 정상에 서야만 하는 최고 전문가의 숙명과도 같은 갈등 구조를 매우 현실적이고 날카롭게 묘사한 대목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도 미란다는 결코 감정에 휘둘리거나 무너지지 않는 냉철함을 유지한다. 자칫 굴욕적인 상황이 올 때도 오직 자신이 평생을 바친 런웨이와 일의 본질을 지켜내기 위해 치밀하게 판을 읽어 내려간다. 감정적인 앙갚음이나 알량한 자존심 싸움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로 정면 돌파를 선택하는 그녀의 태도는 위기를 대하는 진짜 전문가의 정석을 보여준다.
결국 관객들이 이 작품에 열풍에 열광하는 이유는 미란다처럼 모든 면에서 프로가 되고 싶다는 내면의 열망과 대리 만족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때로 미란다처럼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하고 업계의 최정점에 군림하는 완벽한 주체성을 꿈꾼다. 이 영화는 화려한 패션 매거진의 외피를 두른 채, 오늘도 각자의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며 '진짜 프로'를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가장 매혹적인 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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