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티 라이스먼(1930~2012)은 미국 탁구 역사에서 독특한 인물로 남아 있다. 어릴 적부터 가난했던 그는 뉴욕 거리에서 돈내기를 하며 탁구 실력을 키웠다. 상대를 조롱하며 과장된 자신감으로 쇼맨십을 부렸기 때문에 사실상 스포츠 선수라기보다 프로레슬링 선수와 같은 엔터테이너에 가까웠다.
영화를 보면 어디까지가 실화인지 명확하지 않다. 대신에 마티 라이스먼이 지나칠 정도로 쇼맨십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영화에서는 어떻게든 돈을 뜯어내기 위해 허풍을 치는 사기꾼처럼 묘사가 되는데,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도 우연히 기회가 열리는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진다. 그러다 보니 마티 라이스먼이라는 남자의 인생이 그리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기네스 펠트로가 연기한 케이가 관객의 질문을 대신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는 한때 주목받았던 여배우였으나 지금은 펜 장사로 부자가 된 노인의 아내가 되어 조촐한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 입장에서 돈도 안 되는 탁구로 자신감을 보이는 마티(티모시 샬라메)가 그저 철이 없는 소년으로 보이지만, 그 당돌함과 발칙함에 매료되어 버린다.
이미 기혼 여성에게 임신을 시키고 한 푼도 없이 탁구 대회를 준비 중인 마티는 거리낌이 없다. 주저 없이 거짓말하고 누군가를 이용하려 드니 계속 사고를 친다. 케이는 최악의 상황도 대비하지 않는 마티가 혐오스럽기까지 하지만, 그 치기 어린 자신감이 어느 순간에 능청스러운 마성으로 변신해 버린다. 이 영화는 마티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가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마티는 사기꾼이지만 보수적인 계산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영화에서는 그가 유대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의도적으로 '모세'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등장시킨다. 뉴욕과 유럽, 일본 등을 계속해서 이동하며 길을 잃은 것처럼 떠돌다가 모세의 주인을 우연히 알게 되면서 기회가 생긴다. 마치 마티의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처럼 말이다.
이 영화가 마티의 실제 이야기를 다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티가 돈내기 탁구를 하고 쇼맨십이 강했다는 점은 알려졌지만, 케이와 그녀의 펜 회사 대표, 강아지 모세 등은 사프디식 광란극을 위해 재구성한 허구에 가깝다. 마티 라이스먼의 전기 영화라기보다 그가 직접 자신의 인생을 떠든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라는 감독의 아주 흥미로운 상상력인 셈이다.
마티는 여전히 나쁜 인간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어떻게든 자신을 브랜드화하고, 자신감부터 내세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그를 응원하게 된다. 매력적인 인간은 아니지만, 가난한 남자의 몸부림으로 의식하게 되면서 그의 신화 만들기에 점점 빠져드는 것이다.
한편 '마티 슈프림'은 내달 1일 개봉하며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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