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30주년 특집] '미씽 사라진 여자'가 10년이 지나도 유효한 이유

경력단절·양육권·이주 여성 문제를 품은 미스터리 스릴러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공익 다큐나 공영방송 드라마에서 수없이 다뤄온 소재다. '미씽 사라진 여자(2016)'는 이런 사회 문제를 설교하는 것이 아니라 장르로 끌고 가는 영리함을 보인다. 처음부터 실종 미스터리를 따라가게 만들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보통 사회고발 작품들은 미리 답을 주고 시작한다. 이주 여성의 열악한 환경과 차별을 전면에 내세워서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줄 것을 강조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보모 한매(공효진)를 악역처럼 보이게 만든다. 아이의 유괴, 신분까지 속인 사기꾼, 여기에 돈 문제까지 얽히면서 관객들 대부분이 한매에 대해서 험한 상상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경찰이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동안에 지선(엄지원)은 한걸음 더 나아가 한매의 행보를 파악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아이를 데려가서 어떻게 했나?", "아이는 무사할까?"라는 보편적인 질문에서 "한매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이쯤에서 관객들은 설교를 듣는 것이 아니라 지선과 함께 한매의 비극에 공감하게 된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선과 한매는 서로 거울과 같은 존재다. 지선은 생계 때문에 아이 곁에 있지 못했고, 한매는 잔인한 사회 때문에 아이 곁에 있지 못했다. 신분과 환경만 다를 뿐, 두 여성 모두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다. 그런 면에서 지선과 한매가 마주하는 결말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찡하다.

벌써 10년 전 영화지만, 지금 다시 봐도 시대성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 경력 단절을 걱정하는 워킹맘, 의료비 때문에 좌절하는 외국인 노동자 인권 등 지금도 같은 문제들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지선이 양육권 소송에서 지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지금 봐도 어색하지 않다.

이 영화는 사회 문제를 다룬 미스터리 장르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도 모성애라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으로 관객을 끌어안는다. 영화 내내 살아 있는 긴장감과 시대성이 동시에 살아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여성 감독 장르 영화 중에 하나로 이 작품을 선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칫 이 영화는 한매의 비극을 더 자극적으로 소비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영화는 한매가 왜 그런 선택에 도달했는지 가장 영화적인 방법으로 끝까지 따라가게 만들었다. 덕분에 영화 내내 폭발하던 감정이 '연민'으로 전환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는 제30회 BIFAN '여성 감독 장르영화 11' 섹션에서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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