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우리는 해피엔딩으로 향할 수 있을까' 지금도 '해피엔딩'을 향해 가는 당신을 위하여

완벽하지 않아도 좋아…함께한다면 그것으로 '해피엔딩'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우리는 해피엔딩으로 향할 수 있을까'라는 다소 어두운 듯한 이 영화의 제목은 곱씹을수록 꽤 흥미롭다.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해피엔딩을 향해 가는 우리들의 삶을 그대로 투영한 듯하다. 영화는 "우리 삶은 늘 힘들지만, 해피엔딩을 향해 가는 중"이라는 현명한 답을 내놓았다.

남철(장성범)은 불러주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무명 배우다.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예술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늘 밝게 살아가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사람을 이용하려는 인간들이 꼭 있다는 것이다. 그가 겪은 일은 영화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청년 노동 전반의 문제와 연결된다. 이런 사람을 이용하는 인간들의 공통점이 "네가 좋아서 한 거잖아"와 같은 변명을 한다는 점. 예술계 노동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착취의 언어를 쓴다는 것이다.

남철의 엄마 윤정(오민애)은 영화에서 가장 주인공다운 캐릭터다. 가부장적인 남편과 가사노동에서 이제 벗어나고 싶은 인물이다. 문화센터에서 다른 여성들과 어울리며 억눌린 감정을 배출하던 그녀는 갑자기 아들 남철에게 청년주택 신청을 부탁한다. 안 그래도 여친 주희(신지우)와 동거하고 있는 집의 전세금 때문에 이사를 고민하고 있던 터라 남철의 삶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신혼부부 청약을 고민하고 있던 주희는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남철과 3년이나 동거를 하면서 거의 신혼부부처럼 살았다. 그러던 남철이 평생 고생한 엄마를 위해서 미리 말도 하지 않고 청년주택을 신청한 것이다. 남철과 주희와 같은 청년들에게 청년주택과 신혼부부 청약은 상징과도 같다. 결혼이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는지를 묻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내용을 보면 영화가 꽤 어두울 것 같지만, 의외로 밝은 톤이다. 청년 실업, 주거 문제, 가부장제, 노동 착취 등 모두 무거운 소재들뿐이다. 감독은 사회 문제를 고발하기보다 내색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실은 팍팍한데 내색하지 않고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사회 문제는 심각한데 따뜻하게 지내려는 사람들, 이런 분위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에서도 종종 감지된다.

남철이 마지막에 아이들 춤을 따라 하는 것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사실 연인과 가족이 눈물을 흘리며 화해하는 장면은 지나치게 영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남철은 그저 주희와의 추억을 공유하는 행동을 한 것이다. 관계가 회복되는 순간은 대단한 이벤트보다 사소한 기억에서 오는 경우가 많으니까.

영화는 거주와 연애까지 모두 해결하지만, 그것을 완성으로 그리지는 않는다. 아직 불안하고 부족하지만, 함께 앞으로 계속 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주거난과 가족 갈등을 소재로 이렇게 밝은 톤으로 만든 영화는 참으로 반가울 수밖에 없다. 꽤 무거운 이야기인데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는 그리 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한편 영화 '우리는 해피엔딩으로 향할 수 있을까'는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판타스케이프' 섹션에서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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