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미니언즈 & 몬스터즈' 무성 영화의 위대한 유산을 계승하다…쿠키 영상은?

고전 오마주와 슬랩스틱으로 버무린 역대급 시네필 헌사 영화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미니언은 이제 어디에 갖다 놔도 귀엽고 유쾌한 캐릭터가 되었다. 미니언즈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미니언즈 & 몬스터즈'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물에 미니언즈를 끼어 넣었다. '달세계 여행'부터 '모던 타임즈', '시민 케인', '카사블랑카' 등 기념비적인 고전 작품 속에 미니언들이 등장해서 시시덕거리는 것이다. 물론 이런 오마주들은 영화광에게는 더 재밌는 장치가 될 것이다.

사실 미니언의 본질은 슬랩스틱이 아닌가. 대사들은 이해할 수 없지만 그 특유의 웃음과 몸짓 덕분에 관객들을 흐뭇하게 한다.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해럴드 로이드 같은 무성 영화 배우들이 미니언의 초기 설계부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비록 CG로 만든 캐릭터지만 그 정신만은 슬랩스틱 배우에 가깝다.

이번 작품이 무성영화 시절을 다룬다는 건 미니언즈의 조상을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구가 멈추는 날(1951)'의 '고트'를 패러디한 듯한 '도트'나 '블롭(1958)'의 슬라임 괴물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린'까지 영화 곳곳에 오마주들이 상당하다. 키클롭스를 보스로 떠받드는 농담까지 던지며 고대 그리스 신화까지 발을 넓히고 있다.

이번 작품이 오마주에 공을 들인 배경에는 일종의 영화사에 대한 선언으로 보인다. 미니언즈가 사실 무성영화 슬랩스틱의 후손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첫 장면에서 본인 목소리로 연기하는 조지 루카스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부터 의미심장하다. 현대의 유니버설 로고가 무성영화 시대로 돌아가는 식의 연출 역시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자신들의 역사를 미니언을 통해 회고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들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견학하는 도입부는 영화 전체의 선언문과 같은 상징적인 모습이다.

미니언들 중에 제임스와 헨리, 에드라는 이름이 생긴 것도 의미가 있다. 다른 미니언들이 새로운 보스를 만나겠다며 떠나는 동안, 이들은 훨씬 더 대단한 영화를 찍고 싶어 한다. 이 세 명의 이름을 보면 예전에 장난꾸러기 친구들 느낌이 아니라 묘하게 무성영화 시절의 영화인들 느낌이 난다. 특히 에드(Ed)라는 이름은 '글렌 혹은 글렌다'와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으로 유명한 에드 우드(Ed Wood)가 떠오른다. 의도적으로 할리우드 영화인들처럼 들리는 이름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임스와 헨리, 에드가 영화를 위해 소환한 구미와 벌이는 마지막 대결은 그야말로 난장판이다. 구미가 야욕을 드러내며 불러낸 아이린은 도시 전체를 집어삼키는 슬라임 형태의 괴물이다. 미니언 못지않게 귀여운 구미는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 느낌이 난다. 이처럼 영화는 마지막 결말까지 장르 영화의 역사를 훑고 지나가며 쉴 새 없이 농담을 던진다.

미니언을 보면 원초적인 웃음을 구현하는 캐릭터로 보인다. 말이 필요 없이 넘어지고 부딪치고 망가지는 것만으로도 웃기는 무성 영화 배우들처럼 말이다. 이 영화는 유니버설이 본인들의 유산인 미니언즈라는 가장 대중적인 캐릭터를 통해 축제를 벌인 것이다. 한편으로는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는 감독을 묘사하면서 산업으로서의 영화도 강조하고 있다. 미니언들처럼 실수와 우연으로 굴러가는 이상하고 즐거운 놀이이기도 하지만, 돈과 욕망이 얽힌 거대한 산업이기도 하니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에서 역대 시리즈 중에 가장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한편 '미니언즈 & 몬스터즈'는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며 엔딩 크레디트 중간에 쿠키 영상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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