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의 실사화 영화들이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닌 것처럼, 이번에 공개된 '모아나' 역시 큰 차별화는 두지 않았다. '말레피센트(2014)'처럼 원작을 재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온 킹(2019)'처럼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았다. '릴로 & 스티치(2025)'처럼 원작의 의미를 확장시키는 시도도 찾아볼 수 없다.
헤이헤이의 유머와 카카모라와의 추격전, 불과 땅의 악마 '테 카'와의 대립 장면 등도 원작에서 그대로 옮겨왔다. 마우이와의 첫 만남 이후 나오는 여러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과 대표 삽입곡 'How Far I'll Go'의 감정선까지 그대로 따라간다. 원작이 벌써 10년 전에 나왔지만, 디즈니의 대표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크게 몰입하기는 힘들었다.
대신에 이 영화가 노린 승부처는 '비주얼'이다. 원작을 그대로 따라가며 화제가 됐던 '드래곤 길들이기(2025)'가 바로 떠오를 것이다. '모아나'에서 가장 압도적인 장면은 역시 화산 거인 이미지가 있었던 '테 카'였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용암의 질감이 좋아 보였는데, 실사화가 되면서 거의 자연재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용암이 흐르고, 바위가 무너지고, 불길이 치솟는 질감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특히 아이맥스(IMAX) 화면에서 본다면 신화적 존재로 보일 정도다.
'테 피티'도 놀라운 장관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동화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실사화에서는 신화 속 대지의 여신과 같은 분위기로 변신했다. 실제로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존재처럼 표현하면서 애니메이션이 담지 못한 비주얼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에서 '테 카'와 함께 가장 놓칠 수 없는 장면으로, 실사화를 봐야 할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할리 베일리가 나왔던 '인어공주(2023)'나 레이첼 지글러가 나왔던 '백설공주(2025)' 때문에 디즈니의 캐스팅 논란은 늘 있어 왔다. 이번 모아나 역할을 맡은 캐서린 라가이아는 외형 싱크로율을 문제 삼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원작의 모아나를 떠올려 보면 미인형 캐릭터라기보다 호기심 많고 친근하지만, 고집이 세고 부족을 이끌 정도로 리더십이 있는 여성이었다. 캐서린 라가이아는 그런 면에서 원작의 캐릭터보다 더 강한 인상이 느껴진다. 그야말로 진짜 모아나의 얼굴을 하고 있는 셈이다.
드웨인 존슨은 본래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라서 원작 캐릭터의 싱크로율뿐만 아니라 감성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농담하는 타이밍이나 장난과 허세 등이 너무나 완벽해서 배우의 몸이 원작의 마우이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이번 실사화에서는 모아나와 함께 캐스팅 단계에서 어느 정도 해결된 느낌이다.
많은 관객들이 기억하듯이 원작의 모아나는 이미 완성도가 높다. 이번 실사판은 그 완성도를 훼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크게 넘어서는 순간도 많지 않았다. 아마 최근 디즈니 작품들이 논란을 겪어서 그런지, 과감한 각색보다 안전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으로 잘 나왔지만, 드웨인 존슨이 몸으로 기억하듯이 관객들도 이미 몸으로 원작을 기억하고 있어서 그 한계도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화 '모아나'는 이날 8일 개봉하며 쿠키 영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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