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후기] 하나 코리아, 신파 없는 탈북민 이야기…왜 관객들은 혜선을 응원했나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 수상작 '하나 코리아'가 특별한 이유

사진=시소픽쳐스/트리플픽쳐스 제공
사진=시소픽쳐스/트리플픽쳐스 제공

'하나 코리아'는 탈북민의 인생이라기보다 새로운 나라에서 다시 삶을 시작하는 청춘의 이야기에 가깝다. 영화를 보다 보면 북한의 문제보다 혜선(김민하)이라는 인간 자체를 응원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을 수상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탈북자를 소재로 한다면 북한 체제의 폭력성과 탈출 과정을 다루거나 남한 사회의 차별과 적응 문제를 강조할 여지가 있다. '하나 코리아'는 북에 남겨진 혜선의 어머니, 브로커, 성희롱, 차별과 같은 요소가 분명 비극적이지만 그런 것들에 감정을 과하게 짜내지 않는다. 혜선의 비극적인 순간이 스쳐 지나간 이후에도 그녀의 평범하거나 행복했던 일상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아마 이 영화에는 프레데릭 쇨베르 감독이 인터뷰한 30여 명의 탈북민의 경험이 반영됐을 것이다. 실제 탈북민들의 삶이 기성 언론들이 그려낸 것처럼 매일 슬픈 삶은 아니라는 뜻이다. 혜선이 동료들과 함께 콘솔 게임을 하거나 등산을 하는 중에 셀카를 찍거나 놀이 공원, 쇼핑몰에서 즐기는 장면 등은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혜선이 간호사가 되기 위해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부분부터 특히 그러하다.

그렇다고 해서 탈북민의 딜레마를 외면한 것은 아니다. 탈북민들이 일정 기간 교육을 받는 하나원은 단순한 국가 시스템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배우는 학교처럼 그려지고 있다. 혜선도 하나원에서 희망을 보고 간호사라는 꿈을 선택했을 것이다. 영화적으로 보면 살아남아야 하는 간절함과 꿈 사이의 충돌이다.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당장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혜선은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다.

혜선의 비극에서는 신파로 몰아가지 않는다. 불쌍한 탈북민이 아니라 우리처럼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탈북민의 정체성을 규정하려 들지 않고, 혜선이 20대 여성이며, 우리의 친구이자 딸, 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배우 김민하의 캐스팅은 상당히 공감이 간다. 김민하는 전형적인 미인 배우라기보다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마스크를 가지고 있다.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서 확인한 것처럼 슬픈 눈빛과 호기심 어린 표정이 아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그녀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면 분위기가 절로 흐뭇해지고 밝아진다. 덕분에 관객들은 혜선이라는 캐릭터에게 감정적으로 따라가기 쉽다.

결과적으로 '하나코리아'는 탈북민의 이야기라기보다 성장 영화에 더 가까워 보인다. 탈북민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와 같이 꿈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의 삶을 목도하게 된다. 김민하는 그러한 감정을 끌어내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영화 '하나 코리아'는 내달 8일 개봉한다.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